유형자산과 관련된 회계처리 중 차입원가자본화라는 다소 어렵고 생소한 개념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차입원가자본화 회계처리의 사례와 개념 및 회계처리 시 유의사항에 대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1. 사례
위의 발췌 사진은 최근 공시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회사 감사보고서의 일부분입니다. 유형자산에 관한 주석 중 4번 차입원가자본화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등, 바이오 위탁생산 기업으로서는 유례없는 최대 규모의 유형자산 건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상당한 만큼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회사의 자금조달도 활발히 진행되었을 것인데, 무차입경영을 하는 소수의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공사 자금을 조달합니다. 참고로 해당 감사보고서의 차입금 부분을 본다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여러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된 사실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회계처리는 차입금을 통해 유형자산을 건설하는 상황에서 등장하며, 공장이나 기계를 건설하는 제조기업 혹은 토지를 매입하고 아파트, 리조트 등을 건설하여 분양, 판매하는 건설사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회계학이라는 학문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낯선 내용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 개념
유형자산 회계처리에 대한 설명에서 유형자산의 취득에 직접 관련된 수수료 등 비용은 그 취득원가에 가산한다는 개념을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직접 연관된 비용의 지출은 유형자산의 취득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에 유형자산 자체의 가치와 분리할 수 없다는 개념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논리로서 유형자산을 취득하기 위해서 소요된 이자비용이 있다면 해당 자산의 취득원가에 함께 가산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콘셉트입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서 제1023호에서는 "적격자산의 취득, 건설, 또는 생산과 직접 관련되는 차입원가는 당해 자산의 원가에 포함"시키라는 내용으로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삼성바이오 사례를 통해 이해해 보자면 당기 발생한 이자비용 중 약 189억 원이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는데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를 비용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의 취득원가에 가산했음을 서술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189억 원의 이자비용은 손익계산서의 손실로 공시되는 것이 아니라 재무상태표의 유형자산 중 '건설 중인 자산'이라는 계정과목의 금액에 함께 포함되어 공시됩니다. 한편, 해당 기준서에서는 특정차입금과 일반차입금이라는 개념을 나누고 있습니다. 특정차입금이란 건설 용도로만 '특정'하여 차입한 차입금을 의미하고 일반차입금이란 일반적인 용도의 차입금을 의미합니다. 회계적으로는 특정차입금에서 발생한 이자비용은 전체를 자본화하지만, 일반차입금에서 발생한 이자비용은 일부만을 평균 내어 자본화 대상으로 본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개념인데 경영 일반 목적으로 대출한 차입금의 이자까지 모두 자산의 원가에 가산해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합리적인 회계처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3. 유의사항
분식회계는 늘 비용을 이연 시키고자 할 때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당기에 이자비용으로 처리되었어야 할 100억 원이 자산의 원가에 잘못 가산되는 경우 이는 기업 입장에서 손실은 줄어들고 자산은 증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자산의 원가에 가산된 이자비용은 향후 감가상각 과정을 통해 감가상각비로 비용화 될 것이지만, 감가상각 기간이 5년이라고 단순 가정하더라도 100억의 손실을 5년간 20억씩로 분배하여 이연 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분식 회계처리의 유인이 낮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결산을 할 때 혹은 회계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특정차입금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하나의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특정차입금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 차입시 약정서에 기재한 대출용도가 '일반자금'이 아니라 '건설자금'인지, 약정서 내용상 대출금을 건설 관련된 부분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한 등이 있는지, 해당 대출상품이 건설 목적으로만 설계된 상품인지, 유사한 사례에서 동일 기업의 과거 처리방법이나 업계의 일반적인 회계처리 방법은 어떤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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